심사평

사진의 본질은 사물과 현상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것

금년 「동오미농사진공모전」에는 모두 439점이 응모되었습니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사진촬영 나들이의 기회가 줄고, 또 1인 1점으로 응모작 수를 제한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번에는 김녕만(사진가, 월간 사진예술 고문), 김승곤(사진평론가, 전 순천대 석좌교수), 신수진(사진심리학 박사, 이화여대 교수), 양종훈(사진가, 상명대 대학원 교수), 임향자(사진가, 한국사진예술원 원장) 님이 심사를 맡아주셨습니다. 금년에는 아쉽게도 대상 해당작을 고르지 못했고, 그 대신 동점을 받은 3점을 최우수상으로 했습니다.
지자체와 기관, 기업, 단체 등의 주최로 해마다 수많은 사진공모전이 치러지고 있지만, 각 공모전마다 취지와 목적, 요구하는 사항들이 저마다 다릅니다. 따라서 출품하려는 작품이 이들 조건에 맞는 지를 먼저 체크해야 합니다.
지나친 연출이나 포토샵으로 과도하게 보정한 이미지, 상투적인 소재와 기법을 구사한 작품이 나, 심지어 분명 어디선가 본 듯한 사진도 눈에 띄었습니다. 사진작품에는 사진적인 재능과 감성뿐만이 아니라, 사진가의 품성과 인격이 담겨 있습니다. 기교보다도 사물과 현상을 정직한 눈으로 바라보고, 그 반응을 스트레이트하게 전달해주는 사진이 강한 사진이라는 점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심사평

자연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다운 우리 농촌의 모습

부부가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사과를 수확하고, 볏짚단을 나르고, 코스모스 사이로 경운기 타고가는 역광모습, 할아버지, 아버지와 함께 탈곡을 체험하는 어린아이들의 진지한 모습. 우리네 농촌의 풍광은 언제나 우리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농부들의 충만한 웃음소리와 함께라면 더더욱 그렇다. 요즘 아름다운 농촌이 조금씩 변하다 못해 사라져 버리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사진으로 기록하며 시대의 변화를 아쉬워 하고 있다. 앙리까르티에 브레송을 비롯한 저명한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은 소멸되거나 변화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있고 한번 사라져 버린 것은 두 번 다시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동오농촌재단이 ‘동오미농사진 공모전’을 개최하는 취지이자 정신일 것이다. 3회째를 맞이하는 공모전에 농촌 풍광을 멋지게 보여주는 사진들로 가득 차고 넘쳤다. 노부부가 논의 모종을 심고 다정하게 추수를 하는 모습까지 농촌의 활기찬 삶을 감동적으로 표현한 사진에서 우리 농촌의 희망을 보았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사진들속에 젊은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몇장의 사진에서 과도한 포토샵 흔적이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 농촌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답다.

심사평

단순하고 간결한 아름다움, 하지만 아쉬운 호소력과 친밀감

드론 사진의 장점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먼 시선이기 때문에 주변이 정리되고 디테일이 생략되어 단순하고 간결한 아름다움이 두드러진다는 것. 반면에 강렬한 호소력과 친밀감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따라서 적재적소에 드론을 이용해야 그 효과를 십분 발휘할 수가 있다. 또 하나의 특색은 올해는 유난히 디자인적이고 아름다운 사진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7, 80년대에 농촌사진을 많이 찍은 필자로서는 ‘우리나라의 농촌이 이렇게 많이 변했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기계화 되면서 농사의 방법도 많이 달라지고 농촌의 풍경도 색상이 다채롭고 조화로워졌음을 실감했다. 다만, 아무리 기계화가 되었다고 해도 농부의 땀이 요구되는 것도 현실인데 너무 보기 좋은 사진에만 몰두한 게 아닌가 싶다.

농부에 초점을 맞춘 사진이 적어 현실감이 결여된 부분이 아쉽다. 사진의 내용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사진의 표현에 있어서는 구도와 앵글, 색감이나 구성에 있어 전체적으로 다양하고 세련되어 긍정적으로 보았다. 앞으로는 표피적인 것에서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 조금 더 농촌생활과 밀착된 농촌사진을 촬영하면 좋을 것 같다.

심사평

이미지에 담긴 자연 속 농민의 삶과 농촌의 현장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심사는 피상적이고 관념적인 시선이 아니라, 농촌과 농업, 환경, 농업인들의 현실을 사진가가 얼마나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많은 응모작들이 논과 밭에서 일하는 가족들의 모습에서부터 산비탈에서 풀을 뜯는 가축, 고된 노동 끝에 맛보는 노동의 수확의 기쁨, 현대적인 영농에서부터 전통적인 농업의 방식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농업의 현실과 본질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만, 그 중에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진부하고 틀에 박힌 손끝 기법으로 만들어내는 기법에 듯한 인상을 주는 작품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일체가 되어 살아가는 농민의 삶과 농촌의 현장을 포착한 이미지로 높은 평가를 받은 올해의 수상자들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그리고 내년 공모전에서는 기법과 수사에 치우친 사진보다도 우리의 농촌과 농업, 농민들의 삶에 대한 사진가의 진지한 마음과 눈길이 느껴지는 작품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